🧱 부동산에 미친 서울, 종묘의 하늘마저 팔아넘기려는가
서울의 중심, 조선의 뿌리라 불리는 종묘 앞에서 지금 한 편의 비극이 쓰이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은 단순한 건축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이것은 ‘역사’와 ‘이윤’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현장이며,
그 한가운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부동산 논리’를 들고 서 있습니다.

🏛 1. “그늘 안 생긴다”는 말의 경박함
오세훈 시장은 “세운4구역의 고층 빌딩이 종묘에 그늘을 드리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 발언은 단지 물리적 햇빛의 유무를 따지는 수준에서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세계유산의 본질은 ‘그늘’의 문제가 아니라 ‘시선’의 문제입니다.
종묘의 본질은 조선 27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신성한 공간입니다.
그 앞에는 하늘과 조상을 향한 열린 시선이 존재합니다.
이 시선이 콘크리트 벽에 막히는 순간, 종묘는 단순한 돌담으로 전락합니다.
그림자가 생기지 않더라도, 그 정신의 빛은 얼마든지 가려질 수 있습니다.
서울의 시장이 그것을 모를 리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무지는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외면하는 선택’입니다.
🏗 2. 세계유산보다 개발 논리를 앞세운 서울시
서울시는 세운4구역의 건축물 높이를 기존 71.9m에서 141.9m로 상향했습니다.
이는 2009년 문화재위원회 심의와 협의를 거쳐 설정한 종묘 주변 고도 제한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더욱 충격적인 점은, 이 결정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유네스코는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개발사업에 대해 사전 보고와 협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 절차를 무시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누락이 아니라,
국제사회에 “서울은 유산 보호보다 개발을 우선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 3. ‘민간 자본 유치’라는 이름의 변명
오세훈 시장은 “민간 자본 투입을 위해 건물 높이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더 높은 빌딩을 허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개발 이익을
‘도심 정비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논리는 공공재를 담보로 한 사적 이익 거래에 불과합니다.
서울의 하늘은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그 하늘을 팔아 민간의 이익과 도시 정비를 맞바꾸겠다는 발상은
결국 도시의 품격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서울시는 “종묘 앞 100m 녹지를 남산까지 잇겠다”며
도심 녹지 축 복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그 녹지 위로 솟아오를 초고층 빌딩의 그림자가
결국 종묘의 하늘을 덮게 될 것입니다.
‘녹지’는 미화된 포장일 뿐, 그 본질은 부동산 가치 상승 프로젝트입니다.
🧬 4. 문화유산청의 절규 — “콘크리트를 물려줄 건가”
국가유산청은 이번 사안을 두고 “이제는 콘크리트를 후손에게 물려줄 셈이냐”고 밝혔습니다.
이 표현에는 단순한 분노를 넘어,
대한민국 문화행정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절박한 외침이 담겨 있습니다.
종묘는 1995년 우리나라가 유네스코에 처음 등재한 세계유산입니다.
이는 한국 문화유산의 상징이자, 국제사회에 내세운 ‘문화적 정체성의 첫 얼굴’입니다.
그런 종묘 앞에 조선의 제향 공간을 내려다보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선다면,
그것은 단지 시각적 훼손이 아니라 정신의 파괴입니다.
500년 넘게 이어져온 제례와 제례악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그것은 조상과 후손의 시간적 연결이며,
그 길목에 돈의 논리가 들어서는 순간, 그 전통은 숨이 끊어집니다.
⚖️ 5. 법은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정의는?
대법원은 이번 사안에서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국가유산청과의 사전 협의 없이 조례를 개정한 것이 정당하다”는 판결입니다.
그러나 법이 정당하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옳은 일은 아닙니다.
법은 최소한의 기준일 뿐이며, 도시의 품격과 역사적 책임은 그보다 높아야 합니다.
유산 보호는 법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입니다.
그것은 도시의 철학이자 시민의 정체성입니다.
오세훈 시장이 말한 “새로운 가치 체계에 대한 논의”가 진정 필요하다면,
그 논의는 ‘더 높은 건물’이 아니라 ‘더 깊은 존중’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 6. 도시가 영혼을 잃으면, 아무리 번쩍여도 공허합니다
도시의 성장과 유산의 보존은 양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서울의 방향은 ‘균형’이 아니라 ‘탐욕’에 가깝습니다.
도시의 중심이 돈의 논리로만 움직인다면,
그 도시는 결국 ‘편리하지만 정체성 없는 도시’로 전락할 것입니다.
세계의 많은 도시가 이미 그 대가를 치렀습니다.
파리의 하우스만 계획은 도시 미화를 이루었지만,
수많은 역사적 흔적을 지워버렸습니다.
베이징은 고층 개발로 인해 자금성과 후궁들의 흔적이 밀려나고 있습니다.
서울마저 같은 길을 걷겠다는 것입니까.
🌿 7. ‘개발’의 이름으로 파괴된 도시, 그 끝은 어디입니까
오세훈 시장은 ‘도심 재정비’라는 이름으로
서울의 가장 오래된 공간을 다시 짓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재정비란 낡은 건물을 헐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기억을 정돈하는 일입니다.
서울의 도심은 이미 콘크리트로 가득합니다.
남산의 능선은 빌딩 사이로 겨우 보이고,
청계천의 하늘은 간신히 틈새로 남아 있습니다.
그 위에 또 하나의 초고층이 들어선다면,
우리가 지켜온 ‘서울의 숨결’은 완전히 사라질 것입니다.
🕊 결론: 역사는 돈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종묘는 단순한 돌담이 아닙니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하늘과 조상을 향한 예의의 공간으로 세운
정신적 유산입니다.
그 앞에서 서울시장이 “그늘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그 예의를 모독하는 일입니다.
서울은 세계의 수도로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성장이 ‘역사의 희생’ 위에 세워진다면,
그 도시는 결국 스스로의 뿌리를 베어버리는 셈입니다.
우리는 후손에게 유산을 물려줄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은 콘크리트 타워가 아니라,
하늘이 열려 있고, 제례의 소리가 울리는 공간 — 바로 종묘의 숨결입니다.
📜 마지막 문장 (강조용)
“오세훈 시장님,
서울의 하늘을 더 높게 팔려 하지 마시고,
그 아래에서 지켜온 서울의 혼을 먼저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