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원할까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인수를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2019년 첫 임기 때도 매입을 시도했던 그가 2025년 재집권 후 다시 이 문제를 꺼내들었고, 이번에는 "쉬운 방법이든 어려운 방법이든" 그린란드를 확보하겠다며 군사력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 왜 중요한가?
그린란드는 세계 최대 섬(약 220만 제곱킬로미터, 독일의 약 6배)이지만 인구는 약 5만 6천 명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이 이누이트 원주민이며, 80%가 얼음으로 덮여 있어 대다수 주민들이 남서부 해안의 수도 누크 주변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는 그 지리적 위치에 있습니다. 북미 대륙과 북극 사이에 위치한 그린란드는 러시아나 중국에서 미국 본토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입니다. 냉전 시절, 소련에서 발사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북극을 통과해 미국으로 향하는 경로를 택할 수밖에 없었고, 그린란드는 바로 그 경로 중간에 위치해 있습니다. 현재도 이 지정학적 중요성은 변함이 없으며,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로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군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피투픽 우주기지(구 툴레 공군기지)를 운영하며 미사일 조기경보 레이더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냉전 시절에는 이곳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려는 계획도 있었지만, 기술적 문제와 덴마크의 반대로 무산되었습니다.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원하는 진짜 이유
트럼프는 "국가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국가안보는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째, 군사적 조기경보 시스템입니다. 현재 미군은 그린란드에 기지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덴마크와의 협정에 따른 것입니다. 트럼프는 "국가들은 소유권을 가져야 하고, 소유권을 방어해야 한다. 임대는 방어할 수 없다"며 완전한 통제권을 원하고 있습니다. 즉, 협정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영토로 만들어 영구적이고 확실한 군사적 통제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입니다.
둘째, 경쟁국들의 진출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우리가 그린란드를 차지하지 않으면 러시아나 중국이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최근 중국은 북극항로 개발과 자원 확보를 위해 그린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항로가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해지고 있는데, 이 항로는 아시아-유럽 간 운송 거리를 약 40%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중국이 그린란드에 영향력을 확대하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큰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풍부한 천연자원의 확보입니다. 트럼프는 "광물 자원 때문이 아니라 국가안보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원 역시 중요한 동기라고 분석합니다. 그린란드에는 희토류, 우라늄, 철광석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전략 광물이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으며,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도 높습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차, 풍력발전기, 첨단 무기 등 현대 산업의 핵심 소재인데, 현재 전 세계 공급의 약 70%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희토류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하는데, 그린란드가 그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의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이전에는 접근이 불가능했던 자원들을 채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즉, 그린란드는 앞으로 수십 년간 전략적 가치가 계속 상승할 자산인 셈입니다.
그린란드는 어떻게 덴마크 영토가 되었나?

그린란드와 덴마크의 관계는 약 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세기 덴마크-노르웨이 연합왕국이 그린란드를 식민지화하면서 현재 수도 누크 근처에 정착촌을 건설했습니다. 이후 그린란드는 오랫동안 고립되고 가난한 식민지로 남아 있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덴마크 본토를 점령하자, 미국이 그린란드에 침공해 군사기지와 무선통신소를 설치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미군은 그린란드에 남았고, 1951년 덴마크와의 방위협정을 통해 미국은 그린란드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유지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습니다.
1953년,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국의 일부가 되었고 그린란드 주민들은 덴마크 시민권을 얻었습니다. 1979년에는 주민투표를 통해 자치권을 획득하면서 그린란드 내부 정책에 대한 통제권을 갖게 되었지만, 외교와 국방은 여전히 덴마크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반자치 영토로, 덴마크 정부로부터 상당한 재정 지원을 받으며 주로 어업에 의존하는 경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와 덴마크의 반응
그린란드 총리 옌스 프레데릭 닐센은 "이제 그만하라"며 미국의 통제를 "환상"이라고 일축했습니다. 2026년 초에는 "더 이상의 압박도, 암시도, 합병 환상도 안 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린란드 인수 시도가 NATO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등 주요 NATO 동맹국 정상들과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의 것이며, 덴마크와 그린란드만이 그들의 관계에 관한 문제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그린란드 주민들은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을 지지하지만, 압도적 다수가 미국의 일부가 되는 것은 거부하고 있습니다.
NATO와 국제질서에 미칠 영향
그린란드는 자체 군대가 없고 NATO 회원국도 아니지만, 덴마크를 통해 NATO 동맹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정책은 전통적으로 긴밀했던 미국-덴마크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으며, NATO 동맹 체제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군사력 사용을 포함한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의원들에게 침공보다는 매입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지속 가능한 상업적 관계 구축"을 강조하며 덴마크 및 NATO 회원국들과 "공동의 적"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1월 14일 미국과 덴마크 관리들 간의 협상이 예정되어 있어, 이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됩니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정책은 단순한 영토 확장 이슈를 넘어 NATO 동맹 체제의 미래와 국제질서의 원칙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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