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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은 갑자기 왜 극우의 길로 들어섰을까?

지식루프 2025. 2. 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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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은 갑자기 왜 극우의 길로 들어섰을까?

최근 유명 한국사 강사 전한길의 정치적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수많은 수험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쳐온 그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공공연히 정치적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과거 '노사모' 출신이었던 그는 특정한 정치 세력과 거리감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행보를 두고 극우 진영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한길 본인은 이를 부정한다. 그는 자신을 ‘극우’가 아니라 ‘상식파’라고 주장하며, 현 정부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를 한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그는 언론과 대중이 왜곡된 프레임을 씌우고 있으며, 자신이 역사적 사실과 논리에 기반하여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논리는 다수의 모순을 안고 있으며, 역사적 관점에서 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1. '상식파'라는 모호한 주장

전한길은 자신을 ‘극우’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정치적 성향을 떠나 ‘상식적인 판단’을 내릴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식’이라는 개념은 상대적이다. 한 사회에서 공유되는 보편적 가치와 논리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지배층이 특정한 프레임을 '상식'으로 강요한 사례는 많다.

과거 독재 정권은 국민들에게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상식'으로 주입했으며, 반대 세력을 불순한 존재로 몰아갔다. 박정희 시대에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불순분자'로 규정하며, 강압적 통치를 정당화했다. 전한길이 지금 주장하는 '상식'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 여론이 높아지고, 정책 실패와 권력 남용이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그가 이를 비판하기보다는 '탄핵은 옳지 않다'는 주장만을 내세우는 것은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띤 주장일 수밖에 없다.

그의 논리가 '상식'에 기반한 것이라면, 왜 현 정부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침묵하는가? 과거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를 이야기하며 균형 잡힌 시각을 주장하지만, 실제로 그는 최근 정부가 저지른 실정과 논란에 대해선 말을 아낀다. 이는 ‘상식’이 아니라 '선택적 논리'에 가깝다.

2. 역사 교육자로서의 책임 망각

전한길은 오랜 기간 한국사 강사로 활동하며 많은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쳐왔다. 그는 단순히 수험 한국사를 가르치는 인물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교육자로서의 책임을 지고 있다. 그렇다면, 역사적 관점에서 한국의 정치와 민주주의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왔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그의 최근 행보는 역사적 교훈을 망각한 듯하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수많은 시민들의 희생과 투쟁 속에서 성장해 왔다. 독재 정권의 탄압과 언론 통제를 극복하며, 국민들이 직접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왔다. 그런데 전한길은 이러한 맥락을 외면한 채, 탄핵 반대 집회에 나서고 현 정부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이는 역사적 흐름을 왜곡하는 것이며, 민주주의의 발전 방향과도 배치된다.

그가 정말 '역사적 사실'을 중시하는 교육자라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갈등과 권력의 남용에 대해 더욱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특정 진영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으며, 이는 교육자로서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이다.

3.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지성주의적 태도

전한길의 발언이 더욱 문제적인 이유는, 그가 '팩트'와 '역사적 사실'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극히 편향된 시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탄핵 반대 집회에서 '대한민국이 망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하며 대중의 불안을 자극했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에 대한 반대와 비판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그것이 곧 국가의 위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논리는 반지성주의적인 접근법에 가깝다. 복잡한 사회적 문제를 단순화하고, 특정한 정치적 구호를 이용해 대중의 감정을 선동하는 방식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이 즐겨 사용하던 수법이다. 전한길이 이러한 방식으로 대중을 설득하려는 것은, 역사 교육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채 정치적 선동가의 길을 걷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그는 본인의 입장이 객관적이라고 주장하지만, 그의 발언들은 보수 진영의 핵심 논리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외면한 채, 반정부 세력에 대한 경계심을 강조하는 태도는 민주주의적 공론장을 왜곡하는 행위다.

4. 결론: 그가 가야 할 길은 어디인가

전한길이 극우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결코 근거 없는 비판이 아니다. 그는 본인의 정치적 입장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극우적 담론을 수용하고, 현 정부를 두둔하며, 민주주의적 감시 기능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정말 '상식'을 이야기하고 싶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적 현실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권력을 견제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 또한, 교육자로서 역사적 교훈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특정한 정치적 세력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자의 자세일 것이다.

전한길이 단순히 개인의 신념을 표현한 것이라면, 이에 대한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그가 주장하는 '상식'이 정말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지, 아니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역사의 흐름은 특정 세력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전한길이 진정으로 역사적 사실과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그의 현재 행보는 재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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